
누군가는 화려하게 떠나고,
누군가는 조용히 내려온다.
롯데 자이언츠 정훈의 은퇴는 후자에 가깝다.
스타 플레이어는 아니었지만,
그는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아남으려 애쓴 선수였다.
코치직 제안도 받았다.
다른 팀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도 있었다.
그럼에도 정훈은 스스로 멈추는 길을 택했다.
그 이유는 단순했다.
“아직은 아니다.”
코치직 제안,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정훈은 올 시즌을 마친 뒤 구단으로부터 코치직 제안을 받았다.
선수로서는 사실상 전력에서 제외됐다는 의미다.
그는 담담하게 말했다.
- “코치는 아직 이르다고 생각했다.”
- “후배의 미래가 달린 자리인데,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하는 건 섣부르다.”
- “선배가 아닌 코치로 말해야 하는데, 그 전에 나 자신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다.”
기회가 없어서가 아니다.
책임을 감당할 준비가 아직 아니라고 판단했을 뿐이다.
그래서 정훈은 코치도, 현역 연장도 아닌
은퇴를 선택했다.
“롯데가 아니면 의미가 없었다”
다른 팀으로 옮겨 선수 생활을 이어가는 선택지도 있었다.
하지만 정훈에게는 의미가 없었다.
그는 롯데에서 시작했고, 롯데에서 증명했고, 롯데에서 끝내고 싶었다.
- 2010년 롯데 합류
- 이후 15년 가까이 한 팀에서 버팀
- 주전과 백업, 내야와 외야를 오가며 생존
정훈에게 롯데는 단순한 소속팀이 아니라
야구 인생 그 자체였다.
방출→군입대→초등학교 코치…그리고 다시 프로
정훈의 커리어는 처음부터 순탄하지 않았다.
- 2006년 현대 유니콘스 육성선수 입단
- 1년 만에 방출
- 현역 입대
- 전역 후 초등학교 야구부 코치
- 2009년 롯데 육성선수로 재입단
보통은 여기서 끝난다.
하지만 정훈은 다시 올라왔다.
살아남기 위해 포지션을 바꿨던 선수
정훈은 한 자리에 머무르지 않았다.
- 2루수 후계자로 주목
- 2017년 외야 전향
- 이후 1루·외야·내야 백업까지 소화
- 최근에는 나승엽과 1루 경쟁
그의 야구는 늘 선택이 아니라 적응이었다.
주전이 아니면,
살아남을 방법을 찾았다.
숫자가 말해주는 ‘꾸준함의 기록’
화려하진 않지만,
정훈의 기록은 분명하다.
- 통산 1476경기
- 타율 0.271
- 1143안타 · 80홈런 · 532타점
올 시즌 성적은 아쉬웠다.
- 77경기
- 타율 0.216
- 2홈런 11타점
하지만 그는 그 숫자조차 부정하지 않았다.
“결과를 못 냈기 때문에 코치직 제안을 받은 거다.”
핑계는 없었다.
“돌이켜보면 참 애썼다”
정훈이 자신의 커리어를 한 단어로 표현했다.
“짠하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였다.
- “아쉽기도 하지만, 나 자신에게 애썼다고 말해주고 싶다.”
- “꾸준히 성적을 내진 못했지만, 어떻게든 살아남으려 발버둥쳤다.”
이 말이 정훈을 가장 잘 설명한다.
천재도, 슈퍼스타도 아닌 선수의 가장 솔직한 고백이다.
가족과의 시간, 그리고 야구는 계속된다
은퇴 후 그는 가족과 시간을 보낸다.
두 아들의 반응은 담담하면서도 따뜻했다.
- “이제 야구 못해?”
- “왜, 못해서?”
- “그럼 이제 많이 놀 수 있겠네.”
웃음 속에 인생의 다음 장이 있다.
이대호에게서도 조언을 들었다.
- “너무 두려워하지 말라.”
- “어떻게든 할 일은 있다.”
정훈 역시 말한다.
- “야구 쪽 일을 하지 않을까.”
- “공부하고 준비하는 시간을 가질 생각이다.”
결론
정훈의 은퇴는 화려하지 않다.
하지만 그래서 더 진짜다.
- 방출과 재입단을 버텨냈고
- 포지션을 바꾸며 살아남았고
- 끝내 스스로 멈출 줄 알았다
그는 결과보다 과정이 더 선명한 선수였다.
그리고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선수다.
“돌이켜보면… 참 애썼다.”
그 말 하나로,
정훈의 야구 인생은 충분히 존중받을 자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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